증거물 2호 — 사진, 디종빌역 3번 승강장
사진 19번은 마엘 베리에의 사진이 아니다.
그것이 나를 멈춰 세웠다. 나머지 서른다섯 장은 흔한 것들이다. 비어 있는 63번 침대, 호텔처럼 각지게 접힌 시트, 빨간 배낭, 학생증에서 잘라낸 얼굴 사진,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사람 특유의 약간 비뚤어진 미소. 그런데 사진 19번에는 승강장이 찍혀 있다. 밤. 형광등. 수하물 카트. 2시 14분을 가리키는 시계.
그리고 프레임 오른쪽 가장자리, 반쯤 잘린 채로, 기내용 여행 가방을 끌며 멀어지는 실루엣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