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제보 폼으로 받은 고백. 이름은 바꿨다. 나머지는, 우리도 모른다.
우리는 2월에 헤어졌다. 어른답게, 깔끔하게. 커피 한 잔, 목록 하나, 상자 두 개. 그는 게임기를 가져갔고, 나는 커피메이커를 가져갔고, 우리는 인질을 맞교환하는 스파이 둘처럼 테이블 위로 열쇠를 주고받았다.
다만, 10월에, 그가 뭐든 잃어버리고 다니던 때에, 내가 하나 더 복사해 뒀다는 것. 그는 끝까지 몰랐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들어간 적은 없다. 맹세한다. 단 한 번도. 그냥… 갖고 있고 싶었다. 이 도시 어딘가에, 내가 아직 열 수 있는 문이 하나 있다는 걸 알고 싶었다.
5월에 그는 누군가와 같이 살기 시작했다. 스토리로 알았다. 그의 스토리가 아니라 그 여자 거였는데, 식당 태그하듯 그 집을 태그해 놨더라. New home 🏡. 내 집. 내 소파, 그 위엔 내가 모르는 담요가 덮여 있었다.
나는 3주 동안 부엌 서랍 속 열쇠를 들여다봤다.
6월 12일, 그 건물 앞을 지나갔다. 우연히. 거짓말이지만, 스스로에겐 그렇게 말했다. 현관문을 밀었다. 3층까지 올라갔다. 열쇠는 꺼내지 않았다.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연 건 그 여자였다. 웃으면서 “네?” 하고 말했다. 나쁜 일 따위 기대하지 않는 행복한 사람들의 그 목소리로. 그리고 그 여자 뒤, 현관 콘솔 위, 우리가 우리 열쇠를 넣어 두던 그 접시 안에, 열쇠 꾸러미가 두 개 있었다. 그 여자 것. 그리고 그의 것.
내가 2월에 돌려준 그 열쇠가 달린 채로.
“층을 잘못 찾아왔나 봐요.” 내가 말했다.
다시 내려왔다. 복사한 열쇠는 로케트 거리 하수구에 던져 버렸다. 떨어지는 소리가 한참 동안 들렸다.
아무한테도 하지 않은 얘기: 버리기 전에, 그 열쇠에 입을 맞췄다. 왜냐고는 묻지 마시길. 그게 무슨 뜻인지 나도 모르고, 누가 설명해 주는 것도 원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