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alFang
소금의 계약
01

한 해의 값

약 4분841단어2026년 9월 9일무료

동전은 은이었고, 바다 냄새가 났다.

그것이 내가 처음 적어 둔 세부였다. 나는 모든 것을 적어 두니까. 보폭, 각도, 천장 높이, 장소의 냄새. 건네받은 동전의 냄새를 맡지 않는 지도 제작자는 결국 거짓말하는 지도를 그리게 된다.

“오백 헤이스.” 여자가 말했다. “측량 한 건에 오십. 열 건을 하시게 될 거예요.”

나는 동전 하나를 뒤집어 보았다. 펠리페 2세,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왕. 리스본에서 주조. 삼백 년의 주머니에 닳아 버린 옆얼굴. 시장에서는 이 동전 하나면 내 집세가 나왔다. 그녀는 세어 보지도 않고 열 개를 탁자 위에 놓았다.

“이름이 뭡니까?” 내가 물었다.

“이네스.”

“이네스 뭐요?”

그녀는 미소 지었고, 나는 거꾸로 읽히는 지도가 된 듯한 아주 정확한 감각을 느꼈다.

“그냥 이네스예요. 나머지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니까.”

지하실은 알파마의 어느 집 아래에 있었다. 세 차례의 지적 대장이 잇달아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록한 집이었다. 나는 이튿날 그곳으로 내려갔다. 거리 측정기와 헤드램프, 그리고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에서 남겨 둔 쓸데없는 조심성을 챙겨서.

서른두 개의 계단. 배의 목재로 만든, 부풀어 오른 문. 못은 압축한 소금으로 만든 쐐기로 대체되어 있었다. 내가 아는 이유는 손톱으로 하나를 긁어 손가락을 핥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너머에는 둥근 방. 돌에 파낸 열두 개의 벽감. 열한 개가 차 있었다.

소금으로 차 있었다. 세투발의 굵은 회색 소금이 가장자리까지 꾹꾹 눌러 담겨 있었고, 소금 더미마다 양초처럼 꽂힌 긴 뼈 하나. 넙다리뼈인 것 같았다. 사람의 것인 것 같았다.

열두 번째 벽감은 비어 있었다. 쓸어 둔 채. 준비된 채.

나는 두 시간 만에 방을 측량했다. 십이각형은 완벽하지 않았다. 빈 벽감은 북쪽으로 4도 어긋나 있었다. 마치 그것을 파낸 사람이 손을 떨었던 것처럼. 나는 각도를 적었다. 냄새를 적었다. 소금, 젖은 돌, 그리고 무언가 더 달콤한 것. 꽃병에 너무 오래 꽂아 둔 꽃 같은.

올라가는 길, 이네스가 마지막 계단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어 보셨군요.” 그녀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열한 개는 차 있고. 하나는 비어 있고.”

“우리는 1640년부터 열둘이에요. 해마다 각자 소금 1킬로그램을 치르고, 소금은 맡겨진 것을 지켜 주죠.” 그녀는 내 뒤의 문을 가리켰다. 내가 바로 이해하지 못한 다정함이 담긴 손짓이었다. “하지만 소금만으로는 부족해요. 누군가 울어 주어야 해요. 진짜 눈물 한 해로, 삶 한 해를 더. 그게 계약이에요. 그게 값이죠.”

“그럼 빈 벽감은요?”

“빈 벽감은,” 이네스가 말했다. “올해 자기를 위해 울어 줄 사람을 아무도 찾지 못한 이의 자리예요.”

그녀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손에는 열두 번째 동전이 들려 있었다.

“당신은 그림을 잘 그려요, 토마스. 그리고 당신에겐 아무도 없죠. 그러니 아주 훌륭한 후보예요. 두 자리 중 어느 쪽이든.”

다음 화에 계속…

0번 물림
EP. 02 · 열두 사람

나는 동전을 받지 않았다.

다음 한 입